81.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
부처님이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했다.
"파세나디왕의 명령이 미치는 땅에서는 파세나디왕의 권력과 재물이 제일이라고 한다. 그러나 파세나디왕도 무상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파세나디왕의 권력이나 재물도, 파세나디왕 자신도 끝내는 다 사라진다. 많이 아는 제자가 이와 같이 관찰한다면 그는 왕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요, 권력과 재물을 제일 많이 갖는 것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하물며 그보다 못한 하천한 것을 바라겠는가.
해와 달이 광명을 비치는 1천세계도 마찬가지다. 수미산과 사천왕천과 도리천과 염마천과 도솔천과 화자재천과 타화자재천을 만들었다고 하는 대범천이 있는데 그는 스스로 중생을 만들어낸 중생의 아버지라고 한다. 그러나 그도 결국은 무상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많이 아는 제자로서 이와 같이 관찰한다면 그는 대범천왕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요, 대범천왕이 갖고 있는 제일의 능력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하물며 그보다 못한 하천한 것을 바라겠는가.
그러므로 그대들은 알아야 한다. 이른바 변하지 않는 나(我)란 없는 것이며, 나의 것(我所有) 나의 본체(我體)라는 것도 없는 것이다. 이것을 증득하는 것을 도(道)라고 하나니 그것만이 제일로 깨끗하고 밝은 것이니라.
또 그대들은 알아야 한다. 생과 멸을 떠나 슬기로써 일체의 참모습을 보아야 하나니, 그렇게 해야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제1의 열반을 얻을 수 있다.
-중아함 59권 215경 <제일득경(第一得經)>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일까.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므로 어떤 것이 가장 소중한 것인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공부를 하는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학업성적일 것이다. 매년 입시철이 되면 성적을 비관해서 자살하는 학생이 나온다. 입시위주의 교육이 불러온 결과이긴 하지만 어쨌든 목숨을 버릴만큼 성적에 매달리는 것을 보면 학생에게 학업성적처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연애하는 사람에게는 사랑이 가장 소중하다. 흔히 내가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이 있지만 불륜이 됐건 로맨스가 됐건 사랑에 눈먼 사람에게는 사랑밖에 보이는 것이 없다. 그래서 연애지상주의자들은 불륜과 로맨스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사랑 때문에 목숨을 걸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강도에게는 돈이 가장 중요하다. 그는 돈을 뺏기 위해서는 사람의 목숨까지 뺏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모두 시시하게 여기고 다른 것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왕의 권력도, 부자의 재산도, 사랑의 짜릿함도 그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으며 그름로 하천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것은 무상하고 무상해서 아침이슬과 같고 물거품 같은 것이어서 집착할만한 가치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 그들이 최고의 기치로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은 그런 좋은 것을 다 버리고 무엇을 위해 살고자 하는가.
불교의 수행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열반이라고 말한다. 열반은 모든 고통이 소멸된 영원한 행복이다. 이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하천한 것에는 눈을 돌리지 말아야 한다. 그러자면 우선 자가 지신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我)라든가 나의 것(我所) 나의 본체(我體)라든가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것은 모두 무상의 법칙에 지배를 받으므로 영원하지 않은 까닭이다.
무상의 지배를 받지 않는 방법은 간단하다. 거기에 집착하지 않으면 된다. 권력이나 잼불이나 사랑이나 명예나 그런 것의 지배를 받지 않으려면 그것이 얼마나 무상하고 뜬구름 같은 것인 줄 알면 된다. 그러면 더 이상 그런 하천한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집착을 버리는 그 순간 대자유와 해탈을 얻는다. 이것이 이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할 가치관이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가르침이 옳기는 한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실천하기가 어려운지 모르겠다. 하긴 그것이 쉬우면 누군들 부처님이 못되겠는가. 그게 잘 안 되고 어려우니 스님들은 출가를 하고 수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너무 자책할 일은 아니다. 그것을 훌륭하다고 여기는 것만 해도 어딘가. 더욱이 그런 것을 무가치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은 세상에서...
출처 홍사성의 불교사랑 http://cafe.daum.net/hongsa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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