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경
존자 아난다가 세존께 이와 같이 말했다.
“세존이시여, 놀라운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예전에 없었던 일입니다. 이 연기의 법칙이 얼마나 깊고 심오한 것인지, 세존이시여, 그렇지만 저에게는 너무도 분명한 것처럼 보입니다.”
“아난다여, 그렇지 않다. 아난다여, 그렇지 않다. 아난다여, 이 연기의 법칙은 깊고도 심원하다. 아난다여, 이 법칙을 깨닫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파악하지 못함으로써 뭇삶들은 방치된 편물처럼 뒤죽박죽이 되고, 실타래처럼 헝클어지고, 잘못 배열된 문사초나 등심초와 같아 괴로운 곳, 나쁜 곳, 비참한 곳으로의 윤회를 벗어나기 어렵다.
아난다여, 집착의 대상이 되는 사물에서 즐거움을 보는 자에게는 갈애가 늘어난다. 갈애를 조건으로 집착이, 집착을 조건으로 존재가, 존재를 조건으로 태어남이,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고 죽음, 우울, 슬픔, 고통, 근심, 절망이 생겨난다. 이와 같이 해서 이 모든 괴로움의 다발들이 생겨난다.
아난다여, 집착의 대상이 되는 사물에서 해로움을 보는 자에게는 갈애가 소멸한다. 갈애가 소멸하면 집착이, 집착이 소멸하면 존재가, 존재가 소멸하면 태어남이, 태어남이 소멸하면 늙고 죽음, 우울, 슬픔, 고통, 근심, 절망이 소멸한다. 이와 같이 해서 이 모든 괴로움의 다발들이 소멸한다.
*번역 출처 전재성 박사 <오늘 부처님께 묻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