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근본불교 강좌

1-2 경전의 문헌비판

slowdream 2009. 6. 15. 01:46

1-2  경전의 문헌비판

 

 


 합송에 의해 결집된 부처님의 말씀인 법(法)과 율(律)은 2천여 년을 지나 오늘날 다음과 같은 양식으로 남아 있다.


1) 팔리5부(Pañca nikāya)

 ① 장부경전(長部經典, Dīgha nikāya) 34경

 ② 중부경전(中部經典, Majjhima nikāya) 1백52경

 ③ 상응부경전(相應部經典, Samyutta nikāya) 56상응 7천7백62경

 ④ 증지부경전(增支部經典, Amguttara nikāya) 11집9천5백57경

 ⑤ 소부경전(小部經典, Khuddaka nikāya) 15분


2) 팔리 율장(Vinaya pitaka)

 ① 경분별(經分別, Sutta vibhanga)

 ② 건도부(健度部, Khandhaka)

    •대품(大品, Mahā vagga)

    •소품(小品, Culla vagga)

 ③  부수(付隨, Parivāra)


3) 한역4아함(漢譯 四阿含)

 ① 장아함경(長阿含經) 22권 30경

 ② 중아함경(中阿含經) 60권 2백24경

 ③ 잡아함경(雜阿含經) 50권 1천3백64경

    • 별역 잡아함경(別譯 雜阿含經) 16권 3백64경

    • 잡아함경(雜阿含經) 1권 27경

 ④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51권 4백 72경


4)한역율장(漢譯 律藏)

 ① 사분율(四分律) 60권

 ② 오분율(五分律) 30권

 ③ 십송율(十誦律) 61권

 ④ 마하승기율(摩詞僧祇律) 40권

 ⑤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 50권


 그러나 이러한 법과 율리 모두 첫 결집에서 합송되었고 고스란히 잘 전승된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당연히 후인(後人)들에 의해 부가ㆍ증대 또는 개변(改變) 되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신편(新編)이 덧붙여져 그 원초적 형태를 손상한 것도 결코 적지 않으리라고 생각된다. 이 점은 자료를 면밀하게 검토하면 할수록 통감하게 된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먼저 문헌비판의 시도가 절대 필요하다. 지금 우리가 마음을 쓰고 있는 것도 역시 그런 일이다. 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한 연구를 거듭한 끝에 대략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1) 아함의 경전들은 암송으로 전지(傳持)되다가 어느 시기에 와서 비로소 문자로 기록되었다. 그 시기는 대략 기원전 1세기 무렵이었다고 보아진다. 최초로 문자화된 경전에 쓰여진 언어는 마가다어(Māgadhī) 계통의 프라크리트(Prākrit)로 추정된다. 이것이 스리랑카로 전해져 팔리(Pāli)라고 불렸다. 앞서 말한 ‘팔리5부(Pañcā nikāya)'란 이같은 유래로 성립된 것이다.

 

2) 이 경전들은 어느 시기에 이르러 서북인도에서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으로 전해졌고 한문으로 번역되었다. 그것은 대략 397~435년 사이의 일이었다. 앞서 말한 ‘한역 4아함(漢譯 四阿含)’이 그것이다.

 

3) 현대의 학자들은 면밀한 검토 끝에 한역 4아함과 팔리 4부 (小部經典 제외)를 상호 대조하는 대조표를 만들어냈다. 그것에 의해 우리는 분명하게 양자가 같은 뿌리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학자들은 팔리의 4부는 상좌부가, 한역의《잡아함경》은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가 전지해 온 경전이며, 그리고 《증일아함경》은 대중부계통의 경전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감안하면 4아함 또는 4부로서의 경전 형식은 이미 부파분열 이전부터 있었던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4) ‘팔리 5부’ 가운데 ‘상응부경전’과 이에 상당하는 ‘한역 4아함’ 가운데 《잡아함경》등의 경전군(經典群)은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며 교훈적인 것이 많다. 또 양식은 어록풍(語錄風)의 것으로서 매우 간략하다. 아난다가 송출하고 대중들이 합송에 의해 확립된 최초경전의 원형에 가장 가까운 경이 바로 이 가운데 존재한다고 생각된다. 그런 뜻에서 이 경전들은 아함부 여러 경전의 (母本) 또는 원초적 기체(基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도 이미 후대의 부가 또는 증대로 인해 상당부분의 변화가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런 것들은 비판하고 검토해서 보다 엄밀한 의미의 불타교설(佛陀敎說)의 원형을 회복하는 일이 바로 오늘날 불교학자들에게 부과된 과제이다.

 

5) ‘팔리 5부’ 가운데 ‘중부경전’과 ‘장부경전’ 그리고 ‘한역4아함’ 가운데《중아함경》과 《장아함경》등은 각각 그 속에 들어 있는 경전의 길이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다. ‘중(中)’ 또는 ‘중부(中部)’ 라는 묶음 속은 경전들은 중간 정도의 길이라는 뜻이고 ‘장(長)’ 또는 ‘장부(長部)’는 보다 길다는 뜻이다. 그러면 여기서 두 가지 의문점이 생길 수 있는데 먼저 어째서 중간 정도의 길이와 보다 장대한 길이의 경전이 생겨났는가의 문제이다. 그것은 바로 보다 원초적인 짧은 경이 증대된 것도 있고 또는 전혀 새롭게 제작된 경우도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 다른 의문점은 그러면 다시 무엇 때문에 처음에는 짧았던 경이 증대되거나 새롭게 제작되었는가이다. 그 목적은 다음 세 가지고 추측할 수 있겠다.  첫째는 불전(佛傳)을 만들려는 시도이고, 둘째는 교리의 체계를 확립하려는 시도이며, 셋째는 대외적 논의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이다. 즉 이같은 경전들은 초기 교단의 요구 혹은 필요성에 의해 제작되었다. 따라서 불타직설(佛陀直說)의 교법은 과용 무엇이냐를 추구해야 하는 오늘날 우리들의 요구에 부응하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6) ‘팔리 5부’ 중 ‘증지부경전(增支部經典)’과 이에 해당하는 ‘한역 4아함’ 가운데《증일아함경(增一我含經)》의 제목에 보이는 ‘증지(增支),의 ’지(支, aṅga=a limb)' 또는 ‘증일(增一)’의 ‘일(一, eka=one)'은 모두가 수(數)를 뜻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전의 편집양식은 1에서 순서대로 수를 늘려서 11이 되기까지의 숫자를 기준으로 하고있다. 왜 이와 같은 편집양식이 채택되었는가 하면 하나는 옛날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일반적인 숫자에 대한 매력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경의 내용을 기억하는 데 편하기 때문이었다. 이를테면 오온(五蘊)이 라고 하면 그것을 ’오집(五集)‘에, 육처(六處)라고 하면 그것을 ’유집(六集)‘에, 또는 팔정도(八正道)하고 하면 그것을 ’팔집(八集)‘에 넣었다. 이러한 편집양식은 그들이 기억을 위해 얼마나 애썼던가를 보여준다.

 여기에 편입되어 있는 경전들 가운데는 상당히 많은 원초적인 경전들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법상(法相)이나 분별(分別)에 관한 내용이 덧붙여진 것도 적지 않다. 특히 주목할 것은 한역의 《증일아함경》에는 대승불교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로 미루어 볼때 이 경전들은 ‘한역 4아함’ 가운데 가장 나중에 편집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학자들의 추정이다. 그러나 ‘팔리 5부’ 가운데서는 더 나중에 편집된 것이 있다. 소부경전(小部經典)이 그것이다.

 

7) ‘팔리 5부’의 마지막인 소부경전은 ‘한역 4아함’에는 찾아볼 수 없다. 다만 한역의 율장 가운데 《사분율》과 《오분율》에 서술된 결집의 기사 속에 ‘잡장(雜藏)’ 으로 불리는 것이 아무래도 여기에 해당되는 것이 아닌가 여겨지고 있다. 물론 ‘파리 5부’의 소부경전에 집록(集錄) 돼 있는 약간의 경은 한역의 장경(藏經)에서도 볼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하나의 경전군으로 정리된 것은 한역에서는 끝내 찾아볼 수 없다.

 소부경전은 여러 가지 편집물이 잡다하게 집록된 것이지만 그 가운데는 원초적인 불교의 모습을 찾아내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료가 적지 않게 포함되어 있다. 예컨대《담마파다(Dhammapada,법구경)》《우다나(Udāna, 자설경)》《숫타니파다(Suttanipāta,경집》《테라가타(Theragāthā,장로게경)》《테라가타(Therigāthā,장로니게경)》《자타카Jātaka, 본생담)》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후대의 편집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8) ‘팔리5부’와 '한역4아함‘ 못지않게 중요한 자료는 ’팔리 율장‘과 한역의 여러 가지 율장이다. ’팔리 율장‘의 건도부(健度部)’를 구성하는《대품(大品, Mahāvagga》과 《소품(小品, Cullavagga)》 그리고 한역율장들의 상당 부분은 수계*(受戒:비구가 구족계를 받고 승가의 일원이 되는 의식)ㆍ포살*(布薩:한 달에 두 번씩 열리는 참회를 위한 집회)ㆍ안거*(安居:비오는 계절의 주거에 관한 규정) ㆍ자자*(自恣:안거의 마지막 날 새벽에 열리는 엄숙한 집회)ㆍ정사*(精舍:정사 성립의 유래와 정사에 관한 규정) 를  비롯해 교단의 행사와 예번 등에 관한 성립의 인연이나 거기에 관련된 이야기 들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당연히 부처님 행적과 사상이 언급되고 있다. 그래서 문헌들은 자연히 부처님의 전기(傳記)를 구성하는 귀중한 자료로 취급되고 있다.

 다시 말해 비록 계율에 관한 언급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부처님의 사상의 일단을 알아볼 수 있는 사실들을 언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자료의 성립이 반드시 최초기에 속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우리가 탐구해 나가려는 ‘근본불교’에 관한 매우 귀중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출처 홍사성의 불교사랑  http://cafe.daum.net/hongsa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