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애의 부숨에 대한 큰 경
수행승 싸띠에게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싸띠여, 그대에게 이와 같이 ‘내가 세존께서 설하신 가르침을 알고 있기로는, 바로 이 의식이 유전하고 윤회하는 것이지 다른 것이 아니다’는 삿된 견해가 생겨났는가?”
“세존이시여, 제게 이와 같이 ‘내가 세존께서 설하신 가르침을 알고 있기로는, 바로 이 의식이 유전하고 윤회하는 것이지 다른 것이 아니다’는 견해가 생겨났습니다.”
“싸띠여, 어떠한 것이 그 의식인가?”
“세존이시여, 그것은 말하고 느끼고 여기저기 선행과 악행의 결과를 체험하는 것입니다.”
“이 어리석은 자여, 누구에게 내가 그러한 가르침을 설했다는 것인가? 어리석은 자여, 조건에서 의식이 생겨난다는 것, 즉 조건 없이는 의식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차례 법문으로 설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어리석은 자여, 그대는 스스로 잘못 해석하여 나를 잘못 대변하고, 스스로를 해치고 많은 해악을 쌓는다. 그것은 실로 오랜 세월 불이익과 고통으로 이끌 것이다.”
“예를 들어 수행승들이여,불이란 그 연료에 따라서 이름지어지는 것과 같다. 불이 장작으로 인해서 타게 되면 장작불이라고 불린다. 나뭇조각으로 인해서 타게 되면 모닥불이라고 불린다. 섶에 의해서 타게 되면 섶불이라고 불린다. 쇠똥으로 인해서 타게 되면 쇠똥불이라고 불린다. 왕겨로 인해서 타게 되면 왕겨불이라고 불린다. 쓰레기로 인해서 타게 되면 쓰레기불이라고 불린다. 이와 같이 의식은 어떠한 것도 그 조건에 의존하여 생겨나며, 그것이 일어나는 조건에 따라 이름지어진다.
시각과 형상을 조건으로 의식이 생겨나는데, 그것을 시각의식이라고 한다.
청각과 소리를 조건으로 의식이 생겨나는데, 그것을 청각의식이라고 한다.
후각과 냄새를 조건으로 의식이 생겨나는데, 그것을 후각의식이라고 한다.
미각과 맛을 조건으로 의식이 생겨나는데, 그것을 미각의식이라고 한다.
촉각과 감촉을 조건으로 의식이 생겨나는데, 그것을 촉각의식이라고 한다.
정신과 사실을 조건으로 의식이 생겨나는데, 그것을 정신의식이라고 한다...
수행승들이여, 세 가지 일이 조화가 되어 입태가 이루어진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결합하고, 어머니에게 경수가 있고, 태어나야 할 존재가 현존하여, 이러한 세 가지 일이 조화가 되어 입태가 이루어진다...
그는 시각으로 형상을 보고, 사랑스런 형상에는 애착하고 사랑스럽지 않은 형상에는 혐오한다. 그는 몸에 대한 새김을 확립하지 못하고 한량 없는 마음을 갖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악하고 불건전한 상태가 남김없이 제거되는 마음에 의한 해탈과 지혜에 의한 해탈을 있는 그대로 알지 못한다. 그는 호감과 혐오에 따라 그가 경험하는 어떠한 느낌이든지, 즐겁거나 괴롭거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이거나 그 느낌을 기뻐하고 환영하고 탐닉한다. 그 느낌을 기뻐하고 환영하고 탐닉하는 자에게 환락이 생긴다. 그 느낌에 대한 환락이 집착이다. 그 집착을 조건으로 존재가 생겨나고 존재를 조건으로 태어남이 생겨난다.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고 죽음, 우울, 슬픔, 고통, 근심, 불안이 생겨난다. 이와 같이 모든 괴로움의 다발이 함께 생겨난다.
청각으로 소리를 듣고...후각으로 냄새를 맡고...미각으로 맛을 보고...촉각으로 감촉하고...정신으로 사실을 인식하고...
수행승들이여, 세존께서는 신들의 세계, 악마들의 세계, 하느님들의 세계, 성직자들과 수행자들의 후예들, 왕들과 백성의 세계에 관해 스스로 알고 깨달아 가르친다. 그는 처음도 착하고, 중간도 착하고, 끝도 착하고, 의미를 갖추고, 표현을 갖춘 가르침을 설하고, 충만하고 순결하고 청정한 삶을 가르친다...
그는 옷은 몸을 보호하는 것으로 족하게 걸치고, 식사는 배를 유지하는 것으로 족하게 하고, 어디에 가든지 오로지 이것들만은 가지고 간다. 마치 날개를 가진 새가 어디로 날든지 날개를 유일한 짐으로 하늘을 날듯이...그는 고귀한 여러 가지 계율을 갖추고 안으로 허물이 없는 행복을 느낀다.
그는 시각으로 형상을 보지만 그 인상에 집착하지 않고 그 특징에 집착하지 않는다. 만약 그가 시각능력을 잘 다스리지 않으면, 탐욕과 근심, 악하고 불건전한 상태가 그를 침범할 것이므로, 절제의 길을 따르고 시각능력을 보호하고 수호한다.
청각으로...후각으로...미각으로...촉각으로..정신으로...
그는 이 고귀한 여러 계율을 갖추고 고귀한 감각능력을 수호하여 갖추고, 고귀한 올바른 앎을 갖추고, 한적한 숲이나 나무 아래나 산이나 계곡이나 동굴이나 묘지나 숲속이나 노천이나 짚더미가 있는 곳과 같은 격리된 처소를 벗으로 삼는다.
그는 식사를 마친 뒤, 탁발에서 돌아와 가부좌를 틀고 몸을 곧게 세우고, 얼굴 앞으로 새김을 일으킨다.
세상에 대한 탐욕을 버리고, 탐욕을 여읜 마음으로 지내며 탐욕에서 마음을 정화시킨다.
세상에 대한 분노를 버리고, 분노를 여읜 마음으로 지내며, 모든 뭇삶을 가엾게 여기며, 분노에서 마음을 정화시킨다.
해태와 혼침을 버리고, 해태와 혼침을 떠나서 빛을 지각하고 새김을 확립하고, 올바로 알아차리며 해태와 혼침에서 마음을 정화시킨다.
흥분과 회한을 버리고, 차분하게 지내며 안으로 마음을 고요히 하여, 흥분과 회한으로부터 마음을 정화시킨다.
의심을 버리고, 의심을 극복하여, 착하고 건전한 것에 의혹을 품지 않고 의심으로부터 마음을 정화시킨다.
그는 이들 다섯 가지 장애, 즉 지혜를 허약하게 만드는 마음의 오염을 버리고, 첫 번째 선정을 성취한다...두번째 선정을...세번째 선정을...네번째 선정을 성취한다.
그는 시각으로 형상을 보고 사랑스런 형상에는 애착하지 않고 사랑스럽지 않은 형상에는 혐오하지 않는다. 그는 몸에 대한 새김을 확립하고 한량 없는 마음을 갖는다. 그는 악하고 불건전한 상태가 남김없이 제거되는 마음에 의한 해탈과 지혜에 의한 해탈을 있는 그대로 잘 안다. 그는 호감과 혐오에 따라 그가 경험하는 어떠한 느낌이든지, 즐겁거나 괴롭거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이거나 그 느낌을 기뻐하지 않고 환영하지 않고 탐닉하지 않는다. 그 느낌을 기뻐하지 않고 환영하지 않고 탐닉하지 않는 자에게 환락이 소멸한다. 그럼으로써 집착이 소멸한다. 집착이 소멸함으로써 존재가 소멸하고 존재가 소멸함으로써 태어남이 소멸한다. 태어남이 소멸함으로써 늙고 죽음, 우울, 슬픔, 고통, 근심, 불안이 소멸한다. 이와 같이 모든 괴로움의 다발이 함께 소멸한다.
청각으로...후각으로...미각으로...촉각으로..정신으로...
*번역 출처 전재성 박사 <명상수행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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