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고강산 청산유수 수원 매향다리 언저리 통닭집 “사장님, 화장실이?” “아, 여기 오른쪽으로...” “아, 네, 건물 오른쪽에 있나요?” “하하, 천지가 다 화장실인데 뭐...가보세요.” 그리하여, 어둠과 불빛 반반 섞인 다리께에서 또한 어둠과 불빛 반반 섞인 개천을 향해 허리춤을 풀었네. 진저리를 치면서 묻고 답하.. ***풍경소리/如如한 날들의 閑談 2008.10.10
처음.... 처음... 그대여, 국밥 한 그릇과 소주 한 병으로 한겨울 추위를 녹이며 삶과 예술, 철학을 논하던 벗들이 없음을 슬퍼하지 말게. 그대여, 가진 것 하나 없이 가난한 노래만을 부르는 그대를 세상에서 가장 따스한 손길로 위로하던 어여쁜 여인이 등을 돌렸다고 서러워하지 말게. 벗들이 떠나고 어여쁜 여.. ***풍경소리/如如한 날들의 閑談 2008.10.05
약속 나무는 그늘을 약속하고 구름은 비를 약속하며... 날줄과 씨줄이 만나 고운 천을 이루듯 삶은 다양한 만남을 통해 펼쳐치며, 그 외피에 의미가 각인된다. 부모와 자식과의 만남으로써 내가 태어나고 나와 그녀와의 만남으로써 부부의 연이 맺어지고 눈길과 눈길이 만나 그 마음이 하나로 흐르며, 손과 .. ***풍경소리/如如한 날들의 閑談 2008.10.03
不欺自心 출처 / 다음 카페 생활불교 성철 스님의 엄준한 경책 ‘不欺自心(불기자심)’ 대체로 ‘내 마음을 속이지 말라’로 받아들이지만, 나는 ‘내 마음에 속지 말라’에 그 의미를 놓는다. 중국 당나라 말기 서암 사언(瑞巖 師彦) 스님은 매일 아침 일어나면 자신을 향해 혼자서 말하고 대답하는 것으로 일.. ***풍경소리/如如한 날들의 閑談 2008.10.01
존재여... 존재여.... 존재란? 머묾이다. 머묾이란? 욕망이다. 그리하여 안이비설신의가 있으니, 눈으로는 보고 싶은 것만 좇고 귀로는 듣고 싶은 것만 좇고 코로는 맡고 싶은 것만 좇고 혀로는 맛보고 싶은 것만 좇고 몸으로는 느끼고 싶은 것만 좇고 뜻으로는 생각고자 하는 것만 좇으니. 생각이 꿈틀거리고, 다.. ***풍경소리/如如한 날들의 閑談 2008.09.27
파도가 어찌 바다를 잊으리 파도가 어찌 바다를 잊으리 통이 녀석이 보채는 바람에 눈을 뜨자마자, 산책길에 나섰다. 10여 미터 앞에서 온갖 풍경에 넋이 빠진 통이가 가끔씩 뒤를 돌아다보며 나를 확인한다. 자그마한 숲이라 하더라도 시야를 가리는 곳은 많아, 녀석이 보이지 않아 부르면 쪼르르 달려와 꼬리를 흔들고는 이내 사.. ***풍경소리/如如한 날들의 閑談 2008.09.25
계.정.혜. 戒. 定. 慧. 계란 무엇인가? 외로움이다. 정이란? 기다림이다. 혜란? 그리움이다. 어찌하여 외로움인가. 외로움만이 그대를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에서 지켜줄 수 있는 까닭에서이다. 매월당 김시습이 그랬던가. ‘진정한 벗이란 벗의 고독을 벗겨주는 것이 아니라 지켜주는 이다.’ 利害로 얽힌 일상.. ***풍경소리/如如한 날들의 閑談 2008.09.21
행복한 눈물 행복한 눈물 군에서 갓 제대하고 복학하기까지 반 년 정도 한껏 게으름을 피우던 시절이었다. 늦은 점심을 먹고 간지럽게 내려앉는 가을 초입의 고운 볕을 만끽하며, 수유리 4.19 묘지로 걸음을 옮겼다. 공원 입구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맞은편 거리에 자그마한 헌책방이 눈에 띄었다. 사람 서.. ***풍경소리/如如한 날들의 閑談 2008.02.10
윤기봉 거사 윤기봉 거사(http://beinnow.com/ '적천단상' 사이트로 蕭湛의 즐겨찾기에도 올려놓았습니다)의 <반야심경 해설>을 옮겨봅니다. 일면식도 없지만, 아주 우연한 기회에 거사님의 글을 읽게 되었지요. 일단은 기존의 출가자 위주의 경전 해설서와는 다른 화법(문체, 호흡, 사례 등)에서 호감이 갔습니다. .. ***풍경소리/如如한 날들의 閑談 2008.02.09
하루를 열며 하루를 열며 이 순간, 헛되이 나의 몸을 부리지 않기를 헛되이 나의 입을 놀리지 않기를 헛되이 나의 뜻을 펼치지 않기를 그리하여, 미련하거나 지혜롭거나 가난하거나 부유하거나 병약하거나 건강하거나 무정이거나 유정이거나 믿음이 없거나 믿음이 있거나 이 땅의 모든 중생들이 진리에로 한 걸음.. ***풍경소리/如如한 날들의 閑談 2008.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