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1083

진짜불교 가짜불교

초기(근본)불교, 부파불교, 대승불교, 선불교...2,500여년에 이르는 역사를 자랑하지만, 힌두사상과 노장자사상에 오염된 불교. 어느 것이 붓다의 가르침의 원형에 가까운 것인지 대중범부들은 가늠키 어렵다. 그런 까닭에, 붓다 가르침의 핵심인 연기법, 3법인, 4성제, 5온을 기존의 통설과는 다른 측면에서 해설하고, 무엇보다도 '마음'이 무엇인지 그 기능이 어떠한지 명확하게 드러낸다. 또한 선종인 한국불교의 왜곡된 현주소를 분명하게 밝히고, 무아윤회, 두 가지 몸, 중유, 전생체험, 업과 결정론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쟁점들을 정리하고, 교리 공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전과 논서, 법문, 학자, 수행자들을 소개한다. 좋은땅 출판사, 10000원.

한 생각이 일어나는 그 자리

한 생각이 일어나는 그 자리 선가에서 얘기하는 ‘한 생각이 일어나는 그 자리, 그것’이 참나, 지혜, 아는 마음이라고 정의하는데, 또한 그 자리는 본래 있었던, 생각(번뇌)에 물들지 않은 순수의식이라고도 합니다. 밖으로 찾고 구하지 말며, 찾고 구하는 그 마음이 바로 그것이라고도 합니다. 본래, 원래 있었다는 것은 ‘연기하지 않는, 고정불변하는’이란 의미로, 붓다의 가르침을 정면에서 부정하는 삿된 행위입니다. 생각이 일어나는 그 자리, 일어난 한 생각을 알아차리는 그것 또한 정신적 요소인 형성작용에 지나지 않습니다. 연기한다는 것이죠. 생각의 배후에 형이상학적인 초월적인 무엇, 실체가 있다는 생각은 그것에 어떤 이름을 갖다붙인다 해도 망념, 혼란, 혼동, 착각입니다. 이러한 잘못된 태도는 자연스럽게 고정..

삶은 한 편의 꿈, 연극, 영화

삶은 한 편의 꿈, 연극, 영화 삶을 꿈으로 비유하는 경우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장자의 ‘나비꿈 胡蝶夢’이 유명하지요.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겁게 놀다가 깬 뒤에 자기가 나비의 꿈을 꾸었는지 나비가 자기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이지 알기 어렵다는 얘기인데, 이를 소재로 ‘매트릭스 The Matrix'라는 영화가 대 히트를 치기도 했습니다. 가상현실 VR(Virtual Reality), 메타버스(Metaverse) 등도 같은 맥락입니다. 16세기 영국의 대문호 세익스피어도 인생은 연극이며, 모든 사람은 그 무대에 서는 배우일 뿐이라고 말했죠. 굳이 유명인을 들먹이지 않아도, 사람이라면 모두 그러한 생각을 한번쯤 안해봤을 리가 만무합니다. 나와 나를 둘러싼 풍경들이 시시각각 변하고, 그런 까..

삶이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

삶이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붓다께서는 ‘고통, 불만족’이라고 단언하셨습니다. 어떤 삶을 꾸려나간다한들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하셨죠. 경전에 따르면 ‘고통’은 ‘4고8고’로 정리됩니다. 생로병사 生老病死의 4가지 고통과, 애별리고 愛別離苦, 원증회고 怨憎會苦, 구불득고 救不得苦, 오취온고 五取蘊苦의 4가지 고통을 모두 합하여 8가지 고통이라 합니다. 앞의 4고는 육체적인 고통, 뒤의 4고는 정신적인 불만족을 가리킵니다. 앞의 7가지 고는 8번째 고인 ‘오취온고’에 수렴됩니다. ‘오취온고’는 안팎의 물질과 정신을 ‘내 것’ ‘나’ ‘자아’라고 여기는 탐욕과 무지로 인한 고통, 불만족입니다. 삶은 안팎의 오취온이 상호작용하여 전개되므로 결국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러..

분별과 무분별

분별과 무분별 깨달음을 궁극적 경지로 여기는 선가에서는 ‘분별’을 끔찍하게 혐오합니다. 분별이 참나를 깨닫고 확인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 봅니다. 분별을 떠난 경지인 참나는 언어와 사유로써는 닿을 수 없는, 어쩔수없이 언어와 몸짓이라는 방편을 활용하여 드러내자면 다만 알 수 없는 ‘무엇’이며 ‘그것’일 따름입니다. 손가락을 퉁기거나 세우고, 손뼉을 치고, 주장자를 휘두르면서, ‘그것, 그것!’을 외칩니다. 그러나 분별하지 않음이 또한 분별인 것을 그들은 외면합니다. 주관과 객관, 세상과 나, 번뇌와 깨달음, 세간과 출세간이 둘이 아닌, ‘그것’에서 모든 법이 일어나고 생멸합니다. 하지만 ‘그것’ 또한 법입니다. 법이라면 당연히 무상하고, 고이며, 무아인 성품을 지니고 있기 마련입니다. 영원하고 변하지..

법수에 따른 불교교학의 핵심

법수에 따른 불교교학의 핵심 불교 교리는 방대하고 심오하면서 또한 체계적입니다. 정보화시대이니만큼 책, 인터넷, 유투브 등 온갖 곳의 다양한 정보들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하고 풍성한 만큼 오히려 길을 헤매기 십상이기도 합니다. 상좌부 계통의 기본지침서는 ‘온(5온), 처(12처), 계(18계), 근(오근), 제(사성제), 연(12연기)’으로 정리해 놓기도 했지만, 교리의 점진적인 이해 측면에서 질서정연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법수에 따른 체계는 묘하게도 교학의 점진적 순환적 이해와도 어울리겠다는 판단에 올려 봅니다. 12-12연기 3-3법인 4-4성제 5-5온, 5취온 6-6내외입처 7-7각지 8-8정도 9차제정과 10정도를 집어넣어도 좋고 그렇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교학의 ..

10가지 인지, 판단

10가지 판단 붓다께서는 10가지 유념해야 할 인지작용(想, sanna)을 말씀하셨습니다. 인식의 토대는 인지입니다. 인지에 따라서 외부 정보에 대한 해석과 판단이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벌어지게 됩니다. 정치적 파벌인 보수와 진보의 견해가 극단적으로 나뉘는 까닭도 인지에서 비롯합니다. 혹은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견해가 같다 해도 그 안에서 거칠거나 미세하게 견해가 나뉩니다. 이 또한 개개인의 인지의 구조, 성분이 달라서입니다. 인식(입력)-> 마음-> 행위(출력) 과정을 고려하면, 인지는 ‘판단’작용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감각기관인 6내입처가 외부 대상인 6외입처를 인식한 결과, 감성(受)과 인지(想)가 형성됩니다. 감성은 인지와 함께 마음(心) 또는 심리를 형성합니다. 감성 즉 느낌은 생명체..

전생체험

전생체험 철학적인 사유가 뛰어넘지 못하는 경계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바로 죽음입니다. 죽음 직전, 혹은 유사죽음의 경계를 인식할 수는 있지만, 죽는 그 순간에 새로운 몸과 정신(5온)이 상속되기 때문에 이전 삶의 경험들은 단절됩니다. 어쩌면 재생 후에 전생의 기억이 또렷하다가 점차 흐려져서 완전히 지워져버린 것일지도 모릅니다. 몇몇 경우에 전생의 기억을 또렷히 진술하기도 하니 말입니다. 어찌되었든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자연사, 질병사, 사고사 등 주변에서 갖가지 형태의 죽음을 목격하며, 나 또한 그와 같은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임을 자연스럽게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 삶 이후에도 또다른 삶이 펼쳐질 것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합니다. 윤회, 전생체험에 대한 연구와 결과물들은 적지 않게 쌓여 있지만 주류학..

식과 명색

식과 명색 붓다께서 체득하신 진리인 연기법과 그 법칙의 현상적 전개인 12연기는 인류사에 획기적인 이정표라 할 수 있습니다. 무명과 갈애로 인하여 고통스러운 삶을 끝없이 되풀이해야 하는 범부중생에게 이보다 더 기쁜 복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인류사에 명멸한 숱한 성인과 현자들 가운데서 유일하게 붓다께서만이 삶을 정확히 진단하고(苦聖諦,) 그 원인을 파악하고(苦集聖諦), 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고(苦滅聖諦),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프로그램(苦滅道聖諦)을 제시하셨습니다. 12연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무명 -> 행 -> 식 명색 -> 6입 -> 촉 -> 수 -> 애 -> 취 -> 유 -> 생 -> 노사.수비우고뇌 이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지분이 ‘식 명색’입니다. 12연기를 3세..

무아윤회 유아윤회

무아윤회 유아윤회 윤회의 주체가 무엇이냐는 의문은 ‘무아윤회’로 정리된 듯하면서도 종종 다시금 불거지곤 한다.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진리인 ‘연기법 緣起法’에 따르자면, 연기하는 법의 속성, 성품, 특징은 자연스레 ‘無常, 苦, 無我’이다. 윤회는 연기하는 법들의 순환, 반복, 상속이다. 그렇기에 윤회의 주체는 무아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무아윤회는 깨달은 자들의 세상일 뿐이다. 범부중생에게 무아윤회는 없다. 오로지 유아윤회일 뿐이다. 붓다께서는 무명에 덮이고 갈애에 속박된 중생은 윤회의 그 처음을 알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12연기의 처음 지분인 무명의 시초를 알고자 애쓴다 한들 헛수고에 지나지 않고, 궁극적인 깨달음을 얻은 아라한이나 붓다 수준에 이르러야 알 수..